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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 건강 레시피

로컬 농산물 브랜딩 성공 사례: 정선 더덕의 부활

by Happy Hong 2025. 6. 27.

정선, 잊혀지던 산더덕의 고장

강원도 정선은 평균 해발 500m 이상의 고산지대로, 사계절의 기후 변화가 뚜렷하고 토양이 비옥하며 공기가 깨끗한 지역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예로부터 이 지역은 더덕, 도라지, 황기 등 산야초류의 보고로 불렸습니다. 특히 정선 더덕은 자연환경의 이점을 그대로 흡수한 작물로, 일반 더덕보다 향이 진하고 조직이 단단하여 씹는 식감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정선 더덕은 점점 사라져 갔습니다. 그 이유는 농촌의 고령화, 더덕 가격의 하락, 값싼 중국산 더덕의 수입, 유통 구조의 문제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정선 지역의 더덕 재배 면적은 10년 새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고, 많은 농가는 더덕 농사를 포기했습니다. 정선 사람들에게 더덕은 한때 자랑스러운 지역 자원이었지만, 어느 순간 팔리지 않는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렸던 것입니다.

하지만 절망 속에서도 기회를 본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지역 농부, 청년 창업가, 로컬 비즈니스 전문가, 공공기관의 협력으로 ‘정선 더덕’의 브랜드화를 위한 시도가 시작되었고, 그 결과는 예상보다 더 강력한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 브랜드 없이 팔 수 없는 시대, ‘정선 더덕’의 정체성을 다시 세우다

현대 소비 시장에서는 단순히 ‘좋은 품질’ 만으로는 상품 경쟁력을 만들어내기가 어렵습니다. 브랜드란 그 제품이 가진 철학, 신뢰, 경험, 이야기의 총합이기 때문입니다. 정선 더덕의 부활은 단순한 패키지 변경이 아니라, 전방위적인 브랜드 재정비와 전략 수립을 통해 이루어진 결과였습니다.

🔷 1) 지역 브랜드 이름에 가치를 담다

‘정선 더덕’이라는 이름은 지역명을 그대로 사용했지만, 단순한 지리 표기가 아닌 신뢰의 상징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면,  더덕 생산자 협의회를 만들어 생산 기준과 품질 조건을 통일했고, “정선 더덕” 인증마크를 통해 신뢰를 부여했습니다.

🔷 2) 지역 관광과 연계한 체험형 마케팅

정선은 이미 레일바이크, 아리랑 시장, 정암사 등 관광 인프라가 탄탄한 지역입니다. 여기에 더덕을 결합하여, 더덕 캐기 체험, 더덕요리 강좌, 더덕 축제, 농가 직거래 이벤트 등 관광과 소비가 연동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냈습니다. 특히 도시 소비자들이 직접 정선을 방문해 더덕을 캐보고, 맛보고, 구입하게 하는 구조는 브랜드 경험(Experience)을 동반한 강력한 홍보 효과를 낳았습니다.

🔷 3)  6차 산업화로 부가가치를 높이다

정선 더덕은 생식뿐 아니라 더덕 장아찌, 더덕 차, 더덕 추출액, 더덕분말, 더덕즙 등 다양한 가공제품으로 발전했습니다. 이는 보관과 유통이 어려운 산지 농산물을 장기 보관, 전국 유통, 온라인 판매가 가능한 제품으로 바꾸는 핵심 전략이었습니다. 이 전략은 성공적이었고, 덕분에 더덕의 소비시장이 중장년층에서 건강기능식품을 찾는 2030세대까지 확대되었고, 수요층이 다양화되었습니다.

로컬 농산물 정선 더덕의 부활

✅ 더덕, 단순 식재료가 아닌 ‘기능성 식품’으로 자리매김

정선 더덕이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그 자체가 가진 건강 효능입니다.

더덕은 오랫동안 한방에서 ‘사삼(沙蔘)’이라는 이름으로 사용되어 온 약초입니다. 서늘하고 단단한 성질로, 몸의 열을 내리고 폐를 보호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전해집니다. 이러한 전통적 효능이 현대 식생활과 맞물려 더덕은 기능성 식품으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 대표적인 건강 효능

  • 사포닌:
    인삼과 유사한 기능을 가진 이 성분은 면역력 강화, 항산화 작용, 혈액순환 개선에 도움을 줍니다.
  • 이눌린:
    천연 프리바이오틱스로, 장내 유익균 증식 및 혈당 조절에 기여합니다. 당뇨 환자에게 특히 유익합니다.
  • 식이섬유:
    풍부한 식이섬유는 포만감을 주고 배변 활동을 원활하게 하며 다이어트 식단에 적합합니다.
  • 미네랄:
    칼슘, 마그네슘, 칼륨 등의 무기질이 풍부해 뼈 건강과 신경 전달에 도움이 됩니다.

정선 더덕은 특히 사포닌 함량이 일반 더덕 대비 높고, 토질의 특성상 식감이 아삭하고 향이 깊어 상품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차별화된 품질은 자연스럽게 브랜드 신뢰도로 이어졌으며, 건강기능식품으로서의 홍보도 함께 이어졌습니다.

 

✅ 성공을 넘어, 지역 농업의 미래 모델로

‘정선 더덕’은 이제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지역이 가진 자원을 가공하고 재해석해 만든 6차 산업 성공 모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이 성공 사례는 전국의 다른 농촌 지역에 다음과 같은 실질적인 교훈을 줍니다.

  • 지역 브랜딩은 스토리와 표준화가 함께 가야 한다.
  • 관광·체험과 연계된 판매 모델은 브랜드 가치를 현실화한다.
  • 농산물 가공은 단가가 아닌 보존성과 신뢰를 중심으로 설계해야 한다.
  • 청년 농부와 협동조합이 브랜드의 지속성을 만들어낸다.

실제로 정선에서는 더덕 외에도 황기, 곤드레, 메밀 등 다른 지역 특산물에도 같은 방식의 브랜드화 전략을 확대 적용하고 있으며, ‘정선형 로컬 브랜드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 작지만 단단한 브랜드, 정선 더덕이 주는 교훈

정선 더덕은 다시 돌아왔습니다.
과거의 영광을 재현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에 맞는 가치로 재탄생한 것입니다.
그 성공의 밑바탕에는 지역 주민의 땀, 생산자 간의 협력, 그리고 지역을 믿고 지지해준 소비자가 있었습니다.

농산물도 브랜드입니다.
그리고 브랜드는 결국 지역의 진심, 이야기, 철학이 모일 때 탄생합니다.
정선 더덕이 보여준 이 길은 앞으로 우리나라 로컬푸드가 살아남고 사랑받기 위한 가장 좋은 모델이 될 것입니다.